성격은 일단 형성되면 잘 변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성격의 정의 자체가 안정성을 내포하고 있다. 성격은 정서, 인지, 행동 경향성의 지속적인 패턴으로 정의된다. 성격에 대한 대부분의 정의는 개인이 지닌 심리적 특성의 시간적 안정성을 강조하고 있다. 일관성 없이 상황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개인의 심리적 상태와 행동은 성격적 특성으로 여기지 않는다. 이처럼 성격의 정의에 포함되어 있는 '안정성', '지속성', '일관성'이라는 말에는 성격이 쉽게 변하지 않는 심리적 성향이라는 점을 내포하고 있다. 그렇다면 성격은 일단 형성되면 고정된 상태로 평생 변화하지 않는 것일까?
■ 성격 변화의 평가기준
성격은 연령의 증가와 함께 변화할까? 어떤 성격특성이 얼마나 변화할까? 성격의 변화 패턴은 모든 집단에서 동일하게 나타날까? 이러한 물음에 답하기 위한 실증적인 연구는 쉬운 일이 아니다. 연령을 비롯하여 성별, 교육 수준, 사회계층, 직업, 문화 등을 고려한 광범위한 표집을 구성해야 할 뿐만 아니라 다년간의 장기 종단적 연구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성격의 변화를 체계적으로 밝히기 위한 연구는 매우 많은 시간과 노력을 요한다. 따라서 성격의 변화에 대한 실증적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또한 성격 변화를 어떻게 정의하고 통계적으로 평가할 것인가 하는 문제도 간단하지 않다. 성격 변화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성격특성을 측정하는 평가도구를 사용하여 동일한 사람들에게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측정해야 한다. 매번 측정할 때마다 성격검사 점수가 높아진 사람도 있고, 낮아진 사람도 있을 것이다. 표집 전체의 평균점수 변화는 시간의 흐름에 따른 실질적인 성격 변화를 반영하는 것일 수도 있고, 측정오차를 비롯한 우연한 변수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이처럼 많은 요인이 개입하는 연구자료로부터 성격 변화의 여부와 그 정도를 어떻게 통계학적으로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연령에 따른 성격변화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 대해서 크게 두 가지의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 하나는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개개인의 성격이 성격검사 점수의 평균 수준이 변화하는 정도를 통해서 성격 변화를 평가하는 방법으로서 평균 수준 변화라고 한다. 다른 하나는 집단 내에서 개개인의 성격 점수 위치가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서 얼마나 변화하는지를 통해서 성격 변화를 평가하는 방법으로서 순위 변화라고 지칭한다. 연령증가에 따른 성격 변화를 탐색하는 연구에서는 이러한 두 가지의 접근을 사용하고 있다.
- 평균 수준 변화
평균수준 변화는 성격 변화를 평가하는 주된 방법으로서 시간에 걸쳐 특정한 특질 점수의 절대적 변화를 의미한다. 예컨대, 외향성의 성격 특질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지를 살펴보기 위해서 100명의 대학생에게 외향성 성격검사를 실시하고 5년, 10년, 20년 후에 동일한 집단에게 동일한 검사를 시행하여 100명의 평균점수가 유의미하게 증가했는지 또는 감소했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평균 수준 변화는 보통 동일한 표집을 대상으로 2회 이상의 시점에서 수집한 정보를 분석하는 종단적 연구에서 사용한다. 평균 수준의 변화는 성격의 절대적 안정성을 평가하는 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성격 변화에 대한 장기 종단연구에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평균 수준 변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 순위 변화
순위변화는 어떤 성격특성에 대한 표집 구성원들의 높낮이 순서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얼마나 변화하는지를 의미한다. 예컨대, 외향성의 성격 특질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지를 조사하기 위해서 100명의 대학생에게 외향성 성격검사를 실시하고 5년, 10년, 20년 후에 동일한 집단에게 동일한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첫 검사에서 100명의 대학생은 외향성 점수의 높낮이에 따라 1~100위까지 순위가 정해질 수 있다. 이후에 시행한 외향성 검사에서 100명의 순위가 얼마나 변화했는지를 평가함으로써 외향성이라는 성격 특질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정도를 평가할 수 있다. 만약 첫 검사에서 상위권에 속했던 대학생이 이후의 검사에서 하위권으로 내려가고 하위권에 속했던 학생이 상위권으로 올라온다면, 이처럼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순위가 크게 뒤바뀐다면 외향성은 시간의 흐름에 따른 변화가 많은 성격 특질이라고 결론지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후에도 상위권 대학생은 여전히 상위권에 속하고 하위권 학생도 여전히 하위권에 속한다면, 외향성은 변화하지 않은 성격 특질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개인의 성격 변화를 평가할 경우에 순위 변화는 개인의 성격 특질이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변화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달리 말하면, 순위 변화는 성격의 상대적 안정성을 평가하는 기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성격은 순위 변화가 현저하게 일어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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